국토교통부는 2026년 7월 15일부터 8월 24일까지 「건축법 시행령」 및 「건축물의 피난·방화구조 등의 기준에 관한 규칙」의 일부개정령안을 입법예고하였다. 본 개정안은 건축물의 화재 안전 성능을 유지하면서도, 산업 현장의 특수성과 현행 제도의 운영상 미비점을 합리적으로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반도체 공장과 같은 특수 시설의 효율적인 운영을 지원하고, 신기술·신제품의 시장 진입 장벽을 완화하는 정책적 의지가 반영되었다. 건축 설계 및 시공 실무자들은 본 개정 사항을 면밀히 검토하여, 향후 인허가 및 시공 단계에서의 법령 준수와 최적의 설계안 도출에 반영해야 할 것이다.

1. 신제품 품질인정 기준의 유연화 (건축물방화구조규칙 제27조)
기존 건축 법령 체계하에서 내화구조를 제외한 방화문, 방화셔터, 내화채움구조, 복합자재 등은 정형화된 일반 시험기준을 통과한 제품만이 사용 가능하였다. 이러한 경직된 인증 체계는 기술 발전 속도를 제도권이 따라가지 못하는 한계를 보였다. 즉, 화재 안전 성능이 충분히 확보된 신기술·신제품이 개발되더라도 기존 시험기준에 적합하지 않다면 시장 진입 자체가 원천적으로 봉쇄되는 상황이었다.
이번 개정안은 전문가 자문위원회 심의를 통해 제품의 고유 특성에 부합하는 별도의 품질인정 기준을 마련할 수 있는 근거를 신설하였다. 이는 인증 제품의 다양성을 확보하고, 건축 자재 산업의 기술 고도화를 장려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다. 실무적으로는 품질인정서 발급 절차 및 기준 확립에 따른 설계 적용 가능 자재의 범위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2. 복합 방화셔터 설치기준의 합리적 개선 (건축물방화구조규칙 제14조)
올해 2월 신설된 ‘복합 방화셔터(방화문과 자동방화셔터의 일체형)’는 공간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대안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현행 규정은 일체형 제품을 설치하더라도 3m 이내에 별도의 방화문을 추가로 설치해야 한다는 중복 규정을 두고 있었다. 이는 대규모 개방 공간이 필요한 건축물의 경우, 구조적 제약으로 인해 방화문 설치 공간 확보가 어려운 현장에서 큰 실무적 난제로 작용해 왔다.
개정안은 피난용 방화문이 결합된 복합 방화셔터를 설치하는 경우, 별도의 방화문을 추가하지 않아도 되도록 규제를 완화하였다. 이는 설계자의 건축 계획 자율성을 크게 제고함과 동시에, 공간 활용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설계 엔지니어는 개정된 기준을 바탕으로 피난 동선을 재검토하고, 보다 최적화된 방화 구획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3. 반도체공장 층간 방화구획 적용 기준 완화 (건축법 시행령 제46조)
반도체 공장은 그 공정 특성상 방대한 규모의 수직 설비배관이 층을 관통하며 설치된다. 기존의 일률적인 층간 방화구획 의무화 규정은 배관의 유지보수나 구조 변경 시마다 방화 구획을 철거하고 재시공해야 하는 막대한 경제적·시간적 손실을 야기하였다.
이번 개정안은 성능위주설계 대상 반도체 공장에 한하여, 설비배관 전용공간이 특정 조건을 모두 충족할 경우 층간 방화구획 의무를 면제할 수 있도록 하였다. 구체적인 요건은 다음과 같다.
- 소방청 성능위주설계 평가단의 검토를 거쳐 스프링클러 등 자동식 소화설비를 설치할 것
- 배관 전용공간을 다른 건축 부위와 별도로 방화구획할 것
이러한 규제 완화는 반도체 제조 시설의 운영 효율을 비약적으로 높이고, 공정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한다. 성능위주설계 대상 건축물의 경우, 향후 소방 설비 계획 단계에서부터 이러한 완화 요건을 적용하기 위한 구체적인 기술 검토가 필수적이다.

4. 시사점 및 실무적 제언
금번 건축법령 개정안은 규제 철폐를 통한 산업 경쟁력 강화와 건축물 화재 안전이라는 두 가지 가치의 조화를 도모하고 있다. 특히 기술 발전의 흐름을 반영한 품질인정 기준 확대와 현장의 시공 제약을 고려한 복합 방화셔터 기준 개선은 건축 현장의 혼선을 크게 줄일 것으로 기대된다.
설계 실무자는 다음과 같은 사항을 유의해야 한다.
- 품질관리 검토: 신제품 품질인정 기준 확대에 따라, 신규 자재 도입 시 전문가 자문 및 품질인정서의 적정성을 사전에 검증해야 한다.
- 공간 설계 최적화: 복합 방화셔터 적용 시 추가 방화문 설치 의무가 면제됨에 따라, 평면 계획 단계에서 방화 구획 및 피난 동선 효율화를 적극적으로 고려한다.
- 성능위주설계 연계: 반도체 공장 설계 시, 소방 성능위주설계 평가단과 조기에 협의하여 방화구획 완화 요건을 충족할 수 있도록 설비 배치 계획을 수립한다.
결론적으로 건축 기술은 계속해서 진화하고 있으며, 이에 발맞춰 관련 법령도 능동적으로 개정되고 있다. 설계 엔지니어는 본 개정안이 공포·시행되는 시점에 맞춰 최신 법령을 실무 설계에 즉각 반영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관련 기술 자료와 상세 개정 내용에 대한 심층 검토를 통해, 더욱 안전하고 효율적인 건축 공간을 창출하는 역량을 확보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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