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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법] 외벽 없는 내부 Deck도 무창층일까 — 터빈동 사례로 보는 판단 순서

by ArchiPro 2026. 9. 14.

플랜트 건축을 하다 보면 일반 건물에서는 마주치기 어려운 공간 구성을 종종 만난다. 그중 하나가 터빈동처럼 큰 내부 공간에 설치되는 다단 Deck 구조다. 건물 외벽 안쪽에 별도의 Steel Structure와 Deck Slab가 층층이 놓여 있고, 그 Deck 가장자리에는 벽이 없다. 위아래로도 뚫려 있다.

이런 구조를 보고 있으면 자연스럽게 이런 질문이 생긴다. 외벽에 붙어있지 않고 사방이 열려 있는 이 Deck도 하나의 '층'으로 보고 무창층 여부를 따져야 할까. 실무에서는 이런 질문이 나오면 의견이 두 갈래로 갈리는 경우를 종종 본다. "어차피 사방이 뚫려 있으니 무창층 얘기 자체가 필요 없다"는 쪽과 "슬래브가 있으니 일반 층과 똑같이 계산해야 한다"는 쪽이다. 둘 다 절반만 맞는 얘기다. 오늘은 이 질문을 규정부터 차근차근 정리해보려 한다.

 

 

구분 판단 기준 이번 사례 적용
무창층 정의 창 유무가 아니라 법정 개구부 면적/바닥면적 ≤ 1/30 정의 자체는 동일하게 적용
1차 판단: 층 여부 바닥 구조(슬래브 vs 그레이팅), 상시 사용 여부, 바닥면적 산입 여부 전기실·장비 상시 배치 + 슬래브 바닥 → 층으로 인정
2차 판단: 개구부 요건 크기 50cm 원 통과, 높이 1.2m 이내, 도로·공지 방향, 장애물 없음, 개방 용이 내부 공간만 향해 열려 있어 방향 요건 미충족
유효 개구부 요건을 모두 만족하는 개구부만 면적 산입 유효 개구부 사실상 없음
최종 결론 유효 개구부 면적 ≤ 바닥면적의 1/30 여부 Deck 2, 3 모두 무창층으로 판단
유사 사례 비교 Mezzanine·순수 Platform·내부 Deck 유형별로 결론이 갈림 이번 사례는 내부 Deck형에 해당
설계 단계 대응 기본설계 단계에서 소방 담당자와 조기 협의 배연·제연 설비 반영 여부 함께 검토 필요
실무 유의점 사례별 편차가 커 관할 소방기관 확인 필요 최종 확정 전 협의 권장

 

왜 플랜트에서 이런 구조가 자주 나오는가

일반 건축물에서는 층이라는 개념이 굉장히 명확하다. 바닥이 있고, 그 바닥을 둘러싼 외벽이 있고, 그 외벽에 창과 출입구가 있다. 층과 층 사이는 계단이나 엘리베이터로 연결된다.

플랜트는 다르다. 가스터빈, 보일러, 대형 압력용기 같은 설비 자체의 높이가 10m를 넘는 경우가 흔하고, 그 설비를 점검하고 운전하기 위한 통로와 작업 공간이 설비 주변을 감싸듯 여러 단으로 설치된다. 이 구조물을 설계자들은 보통 Platform, Mezzanine, Deck 같은 이름으로 부르는데, 명칭이 다양한 것부터가 이 공간이 일반적인 '층' 개념으로 딱 떨어지지 않는다는 방증이다.

문제는 이런 Deck 위에 단순한 점검 통로만 있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최근 프로젝트들을 보면 공간 효율을 위해 Deck 위에 전기실, 계전기실(Relay Room), 케이블 트레이 집합 구간, 소형 장비실을 올리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이 공간은 단순 통로가 아니라 실질적인 사용 공간이 되고, 그 순간부터 건축법과 소방법의 여러 기준이 함께 걸리기 시작한다. 무창층 판단도 그중 하나다.

 

 

무창층, 생각보다 정의가 까다롭다

무창층을 그냥 "창문 없는 층"으로 이해하는 경우가 많은데, 소방시설법 시행령의 정의는 그보다 훨씬 구체적이다.

시행령 제2조에서는 지상층 중 일정 요건을 갖춘 개구부 면적의 합계가 해당 층 바닥면적의 1/30 이하인 층을 무창층으로 정의한다. 여기서 핵심은 두 가지다. 그 공간이 애초에 법령상 '층'에 해당하는지, 그리고 그 층에 법이 인정하는 개구부가 있는지.

법에서 인정하는 개구부는 아무 구멍이나 해당되지 않는다. 채광, 환기, 통풍, 출입을 위해 만든 창이나 출입구, 그와 비슷한 것으로 한정되고, 다음 다섯 가지 조건을 전부 만족해야 한다.

  • 크기: 지름 50cm 이상의 원이 통과할 수 있을 것
  • 높이: 바닥면에서 개구부 밑부분까지 1.2m 이내일 것
  • 방향: 도로 또는 차량이 진입할 수 있는 빈터를 향할 것
  • 장애물: 창살 등 피난에 지장을 주는 장애물이 없을 것
  • 개방성: 안이나 밖에서 쉽게 부수거나 열 수 있을 것

이 다섯 가지를 하나라도 못 채우면 그 개구부는 무창층 계산에서 아예 제외된다. 예를 들어 창문이 있어도 높이가 바닥에서 2m를 넘어가면 인정되지 않고, 크기가 충분해도 방향이 옆 건물 벽을 마주보고 있으면 인정되지 않는다. "창이 몇 개 있느냐"가 아니라 "그중 법적으로 유효한 개구부가 얼마나 되느냐"를 보는 것이라서, 실제 계산에 들어가면 생각보다 인정되는 면적이 줄어드는 경우가 많다.

 

 

일반 건물과 플랜트 Deck Slab 구조의 차이

일반 건물은 층마다 바닥과 외벽이 있고, 그 외벽에 창이나 출입구가 붙어 있다. 어느 층의 개구부를 찾는 일이 직관적이다. 도면에서 그 층의 외벽 입면을 보면 창호 위치와 크기가 바로 확인된다.

터빈동 내부의 Deck는 사정이 다르다. 건물 전체를 감싸는 외벽은 있지만, 내부의 각 Deck는 그 외벽에 직접 닿아 있지 않다. Deck 가장자리를 따라 벽이 없고, 상부와 하부도 다른 Deck를 향해 뚫려 있다. 겉보기엔 "2층 바닥, 2층 외벽, 2층 창호"라는 익숙한 구성과 전혀 다른 모양이다. 도면만 봐서는 이 Deck의 "입면"이라는 게 존재하지 않는다.

이 지점에서 실무적으로 두 가지 판단을 순서대로 밟아야 한다. 하나는 이 Deck가 법령상 '층'에 해당하는지, 다른 하나는 그 층에 유효한 개구부가 있는지. 이 둘을 하나로 뭉쳐서 판단하면 결론이 엉뚱하게 나올 수 있다. 실제로 "외벽이 없으니 층도 아니고 무창층 논의 자체가 성립 안 한다"는 결론으로 바로 건너뛰는 경우를 종종 보는데, 이건 순서를 건너뛴 판단이다.

 

 

첫 번째 판단: 이 Deck는 '층'인가

Deck Slab가 있다고 무조건 층으로 보거나, 반대로 외벽이 없다고 층이 아니라고 단정하는 건 둘 다 성급하다. 실무에서는 다음을 함께 봐야 한다.

  • 바닥이 데크 슬래브처럼 구조적으로 막혀 있는 형태인가, 아니면 그레이팅처럼 통기성 있는 통로 형태인가
  • 그 위에 실질적인 사용 공간(전기실, 장비실 등)이 조성되어 있는가
  • 상시 사용되는 공간인가, 아니면 점검 시에만 오르내리는 통로 성격인가
  • 계단 등 층간 이동시설이 상시 연결되어 있는가
  • 건축물의 층수·바닥면적 산정에 실제로 포함되는가
  • 소방 도면이나 건축 인허가 도서에서 해당 공간을 어떻게 표기하고 있는가

이 중에서 실무적으로 가장 영향력이 큰 기준은 바닥 형태와 용도, 두 가지다. 데크 슬래브처럼 바닥이 막힌 구조는 일반적으로 바닥면적에 산입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그레이팅으로만 구성된 순수 점검 통로는 통상 개방형 구조물로 보아 바닥면적 산정에서 빠지는 경우가 많다.

(TIP: 상기 내용은 발전 시설에 대한 설계 및 허가 업무를 수행할 때 일반적인 진행 기준을 말하는 것으로, 필자가 수행했던 PJT 의 경우, 대부분의 GRATING 바닥은 면적에 산입되지 않았다. 다만, 이 블로그의 다른 글에서도 알다시피, 그레이팅 바닥이라 할 지라도, 그 용도가 장비에 부착되는 정도의 제한적인 용도가 아니라면, 바닥면적에 산입해야 한다는, 질의 회신 내용이 있음을 알아야 한다. 일부 지역의 경우 (필자의 경우, 여수지역 등) 에는 GRATING 바닥도 면적에 산입됨에 따라, 주요구조부로서 내화구조를 적용해야 한다는 인허가권자 및 지역 인허가 업체측의 해석을 받은 바 있음으로, 해당 지역 인허가 업체측과 사전 협의가 필수적으로 필요하다.)

 

여기에 용도 기준을 더하면 판단이 한층 분명해진다. 전기실이나 장비 배치 공간으로 상시 활용되고 있다면, 단순 유지관리용 플랫폼과는 공간의 성격 자체가 다르다. 사람이나 설비가 상주하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화재 위험과 인명 안전 측면의 검토 필요성도 커진다. 이런 조건이라면 해당 Deck는 소방시설법상 판단 대상이 되는 '층'으로 보는 편이 타당하다.

 

 

두 번째 판단: 그 층은 무창층인가

층으로 인정됐다면, 다음은 유효 개구부가 있는지를 봐야 한다.

여기서 짚어야 할 게 있다. Deck 주변이 사방으로 뚫려 있다는 사실과, 법이 말하는 개구부가 있다는 사실은 다른 이야기다. 법정 개구부는 도로나 차량 진입이 가능한 빈터를 향해야 하는데, 내부 Deck의 개방된 면은 전부 건물 내부의 다른 공간을 향하고 있을 뿐 외부 도로나 공지와는 아무 관계가 없다. 안쪽으로 뚫린 것과 바깥쪽으로 뚫린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비유하자면, 아파트 계단실의 세대 현관문이 아무리 넓게 열려 있어도 그건 복도를 향한 개구부일 뿐 도로를 향한 개구부가 아닌 것과 같은 이치다. 내부를 향한 개방성은 통풍이나 점검 편의성에는 도움이 되지만, 화재 시 진입·구조·배연이라는 무창층 규정의 취지와는 연결되지 않는다.

이 방향성 요건을 애초에 충족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이런 구조의 Deck에는 법령상 유효한 개구부가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는 게 자연스럽다. 그렇다면 1/30 계산을 따로 해볼 것도 없이 무창층으로 귀결된다. 오히려 이런 경우는 계산이 필요 없을 만큼 결론이 뚜렷한 축에 속한다.

 

 

사례에 적용해보면

전기실 및 장비 배치 공간으로 쓰이고, 바닥이 데크 슬래브로 막혀 있어 바닥면적에도 산입되는 Deck 2, 3 사례를 이 순서대로 짚어보자.

1단계, 층 판단: 바닥이 구조적으로 막혀 있고 전기실·장비가 상시 배치된 공간이므로 층으로 인정한다. 그레이팅 통로가 아니라 콘크리트 또는 스틸 데크 슬래브이고, 실제 바닥면적 산정에도 포함되고 있어 통상적인 유지관리 플랫폼과는 성격이 다르다.

2단계, 개구부 판단: 건물 외벽에 접하지 않고 사방이 건물 내부 공간을 향해 열려 있어, 도로나 공지를 향하는 법정 개구부를 원천적으로 만들 수 없다. 유효 개구부가 없다고 봐야 한다.

두 판단을 합치면 결론은 하나다. Deck 2, 3 모두 무창층으로 판단하는 것이 실무적으로 가장 설득력 있다.

 

 

왜 이 판단이 중요한가

무창층은 도면 위의 분류 용어로 끝나지 않는다. 소방시설법 별표 4에서는 여러 소방시설의 설치 대상을 지하층·무창층의 바닥면적 기준으로 정하고 있다. 옥내소화전설비도 지하층·무창층으로서 바닥면적이 600㎡ 이상인 층이 있으면 설치 대상 판단에 영향을 준다.

전기실처럼 화재 위험이 있는 공간이 무창층으로 확정되면, 소화설비뿐 아니라 배연·제연 계획, 피난 동선, 비상조명 계획까지 연쇄적으로 영향을 받는 경우가 많다. 설계 초기 단계에서 이 판단을 확정하지 않고 넘어가면, 실시설계나 인허가 단계에서 소방시설 물량이 갑자기 늘어나거나 배치를 다시 잡아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그래서 이 판단은 가능한 한 기본설계 단계에서 소방 담당자와 함께 확정해두는 게 좋다.

 

 

비슷한 사례들: Mezzanine과 Platform

이번 터빈동 사례와 비슷한 구조는 플랜트 곳곳에서 반복된다. 대표적으로 세 가지 유형이 있다.

 

Mezzanine형: 큰 창고형 건물 내부에 중간층 형태로 삽입되는 구조. 대개 사무 공간이나 소형 장비실로 쓰이며, 외벽에 일부라도 접하는 경우가 많아 이번 사례보다는 개구부 확보 여지가 있는 편이다.

 

순수 Platform형: 그레이팅 바닥에 난간만 있는 점검용 통로. 상시 사용 공간이 아니고 바닥면적에도 잘 산입되지 않아, 애초에 '층' 판단 단계에서 걸러지는 경우가 많다.

 

이번 사례 같은 내부 Deck형: 슬래브 바닥에 실사용 공간(전기실 등)이 조성되어 있으면서도 외벽에는 접하지 않는 유형. 셋 중 가장 판단이 까다롭고, 층으로는 인정되면서 개구부는 확보하기 어려운 조합이라 무창층으로 귀결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나눠보면 "층이냐 아니냐"와 "개구부가 있느냐 없느냐"라는 두 축으로 표를 그려볼 수 있다. 순수 Platform형은 층 축에서 걸러지고, Mezzanine형은 개구부 축에서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고, 내부 Deck형은 두 축 모두에서 불리한 쪽으로 몰리는 셈이다.

 

 

설계 단계에서 미리 챙기면 좋은 것들

이런 애매한 구조는 실시설계 막바지에 가서 발견하면 손쓸 방법이 마땅치 않은 경우가 많다. 기본설계 단계에서 다음을 함께 검토해두면 나중에 일이 커지는 걸 막을 수 있다.

  • Deck 위에 전기실·장비실을 배치하기로 확정하는 시점에 소방 담당자와 층/무창층 여부를 먼저 협의한다
  • 바닥면적 산정 기준(구조 형식, 그레이팅 여부)을 건축과 구조 파트 사이에서 먼저 통일한다
  • 무창층으로 판단될 가능성이 높다면 배연·제연 설비를 미리 반영해 나중에 덕트 루트를 다시 짜는 일을 줄인다
  • 관할 소방기관 사전협의를 인허가 신청 전, 되도록 기본설계 단계에서 한 번 거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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